[죽전 맛집] vini e oli 비니에올리 > 갤러리

나이가 올리갈 들수록 잘하는 게 있는가 하면, 반대로 더 어려운 일들이 있다. 내게 위로는 후자에 속한다. 어릴 때는 주저 없이 했던 위로의 말들을 이제는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렵다. 말을 하려다가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싶고, 그렇다고 아무 올리갈 말도 안 하기엔 상대에게 뭐라도 하나 꺼내주고 싶고, 그러다가도 이게 도움이 되겠어 싶고, 결국엔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다. 그럴 땐 '나도 알아.'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나도 아니까 작작 좀 올리갈 해.', '나도 해봐서 아는데...'이런 뉘앙스가 아니라 그저 담백한 '나도 알아'말이다. 그 안에 품은 마음은 아마 '나도 같은 상황을 겪거나 겪었고, 그래서 말을 하지 않아도 너의 마음을 내가 알고 있어. 너를 이해해.'정도가 되겠지. 내게 그런 사람이 올리갈 하나 있다. 업무 폭탄에, 의지할 사람은커녕 사방이 양의 탈을 쓰고 있는 늑대로 가득한 부서 속에 떨어진 섬. 그런 나를 보고 모두가 안됐다며 밥이나 술을 사주거나 간식을 쓱 하나씩 넣고 갔었는데, 딱 그 자리에 앉게 된 올리갈 사람.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 말하지 않아도 알아. 이해해.'함께 폭풍 같은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게 감사한 건지 헷갈리게 되는 대화랄까. 갑자기 불쑥 갖게 된 모임. 그의 퇴근까지 다른 친구와 올리갈 먼저 만나고 있었다. 예전에 방문 후 만족도가 높았던 ;에서. 갈 때마다 식사와 후식까지 해결하는 곳. 음식, 음료, 스콘 모두 나쁘지 않다. 특히 스콘은 종류가 다양한 편. 다만, 저녁 시간에 가서 솔드아웃 메뉴가 많아 아쉬웠다. 지독한 올리갈 두통 때문에 나가는 게 맞나 잠시 고민했는데, 에이드를 쪽쪽 빨며 기둥에 몸을 기대고 있기를 한 시간가량 지나고 나니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어도 사라지지 않던 고통이 사그라들었다. 스트레스란 녀석은 역시 몸 밖으로 빼주어야 사라지나 보다. 친구들과 올리갈 정신없이 수다를 떨고 당 폭탄을 충전하고 나니 한결 가벼워졌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아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지만, 내년엔 그 마음이 피곤과 설움, 분노가 아닌 희망, 애틋, 감격 정도의 감정이 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