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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가서 오겹살 사 먹느니 일본 가서 와규 먹는 게 낫죠.” "
포털 사이트 일본 여행 카페에는 이런 글이 수두룩하다. 이 정도면 일본 여행 광풍이라 할 만하다. 엔데믹과 맞물려 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요즘 한국인은 일본인도 잘 안 찾는 소도시, 낯선 섬까지 찾아간다. 뜨거운 일본 여행의 인기를 살폈다.
올해 1~10월 해외 출국자 수는 1823만 명을 기록했다. 2019년(2428만 명)의 90%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방일 한국인 수는 552만 명으로, 2019년 기록(513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2019년 하반기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이 컸다 해도 놀라운 회복세다. 올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753만 명) 정도는 아니어도 700만 명에 근접한 기록이 예상된다. 일본정부관광국은 “지난 10월에만 한국인 63만 명이 방문해 역대 10월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1‧12월에도 각각 60만 명 이상 방문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오염수 논란도 일본 여행 열기를 막지 못했다. 오염수 방류를 개시했던 지난 8월, 7월보다 방문객이 10% 빠지며 주춤했다가 곧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항공사는 엔데믹과 함께 일본 취항에 집중하고 있다. 11월 한일 노선에는 주 1100편이 취항했다. 2019년 1월의 91% 수준이지만 과거보다 큰 기종이 많이 투입됐고 대도시 취항은 도리어 늘었다는 게 일본정부관광국의 설명이다. 3대 인기 노선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외에도 히로시마·가고시마·다카마쓰 같은 소도시 취항도 회복되는 추세다. 항공사 경쟁이 치열하니 항공료도 싸다. 할인 행사 기간이 아닌데도, 12월 인천~오사카 항공권을 20만대에 살 수 있다.
제주도는 방문객 8% 감소
엔화 가치는 10년 새 최저 수준이다. 11월 27일 현재 100엔 876원이다. 일본 전문 여행사 ‘테라투어’ 심원보 대표는 “물가가 급등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수년째 물가가 그대로다. 100엔 1000원 하던 때보다 모든 상품이 15% 저렴해진 셈”이라며 “제주도 가서 돼지 오겹살 사 먹느니 일본 가서 와규 먹는 게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오사카를 다녀온 박선미(33)씨는 “두 명이 스시를 5만원에 사 먹었는데 이 정도면 한국에서 10만원은 줘야 했다”며 “맥주도 한국보다 10~20% 싸서 부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호텔 숙박료가 상승하고 있고, 버스 기사 구인난이 심각해 단체여행 기획이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교토, 홋카이도 비에이처럼 한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농지 훼손, 주차난 등 ‘과잉 관광’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의 인기는 국내여행의 부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제주도가 그렇다. 올해 11월 26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115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줄었다. 제주는 비싸다는 선입견이 제일 심각한 문제다. 제주도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액은 66만원(제주관광공사 2022년)으로, 해외 130만원(한국관광공사 2023년 9월)의 절반 수준이라지만, 관광객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다르다. 리서치 회사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부터 주도 방문 계획, 재방문 의향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다”며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 간다’는 말은 ‘제주가 해외의 반값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2521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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